4일간.

생각일기 2006/07/27 21:39 Posted by 야옹양

이번주 월요일.

올리브TV 2번째 녹화...

녹화 준비하고 있는데 언니한테 전화가 왔어.

 

"엄마 입원하셨어"

 

아....

몇 일동안 일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자서 멍한 머리가 정말 하얗게 텅 비어버렸어..

그래도 감정을 흘리긴 싫어..평소보다 더 과도하게 웃고..과도하게 떠들고..

 

 

 

최대한 힘을 내서 빨리 끝내고 얼른 집으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.

그 날 공교롭게도 정군의 생일..

이래저래 정신이 없던 월요일...

바삐 끝낸다고 했는데..인천오니까 밤 11시..

 

 

엄마 얼굴도 보지 못한 난 그냥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것 밖엔 할수가 없었어..

 

 

 

 

화요일..

아침부터 엄마한테 달려갔어.

몰라보게 헬쓱해진 엄마.

그동안 다리 아프다고 그렇게 말씀하셨는데..왜 병원 한 번 모시고 오지 않았을까..

난 뭐 때문에 이렇게 바쁘게 산걸까..

 

 

이런저런 생각과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또 눈물이 나려했어..

그래도 엄마 앞에서 눈물보이기 싫어 꾹 참고..꾹 참고..또 꾹 참고...

애써 웃으면서 수술하면 괜찮다니까..에이 오히려 잘됐다고..입원하신 김에 푹 쉬시고 검사도 다 받아보자고...

 

통증으로 똑바로 누울 수도 없는 엄마 발과 다리를 주무르면서 어서 쾌차하시길 바라고 또 바랬어.

 

 

 

수요일..

경과를 보고 다음주에 수술을 하자던 의사가 엄마의 상태를 보더니 당장 내일 수술을 하자고..

멀쩡한 척추뼈가 하나도 없대..MRI촬영한 걸 보니..정말 ..어떻게 저 지경이 되도록 참고 사셨을까..하는 마음이..그리고 난 왜 저 지경이 되시도록 알아차리지 못했을까..

엄마는 벌써 일주일째 한숨도 못 주무시고..

난 고통만 덜 수 있다면 그렇게 하자고..어서 수술하자고..

밤새 엄마 곁을 지키면서 ..잠깐잠깐 잠에 드셨다가 고통스러워하시며 깨시면 허리를 손으로 문질러드리고...

 

"우리 막내딸때문에 사네"

희미한 달빛 사이로 더 희미한 엄마의 미소...

또 눈물이 왈칵..그저 내일 수술이 잘 되기를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할 수 밖에..

 

 

 

목요일..

새벽 내내 진통제를 4번이나 맞고서도 계속 고통스러워하시던 엄마..

오후에 수술 스케줄을 잡고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어..

수술실로 들어가는 엄마 손을 꼭 붙잡고

"괜찮아. 괜찮대. 수술만하면 예전보다 더 좋대. 엄마도 좋지? 엄마..힘낼거지?"

역시 희미한 미소로 화답하는 엄마..

 

 

정말 초조한 4시간이 지나고 수술실 문이 열렸어.

 

 

의사선생님께 달려가니..다행히도 수술이 아주 잘 됐대..

하지만, 워낙 뼈가 많이 상해서 안심할 순 없으니 경과도 지켜보고..

더 안좋아지면 다시 한 번 수술을 해야한다고..

그래도 이대로만 회복되면 예전보단 낫다고..운동만 잘하고 관리만 잘하면 괜찮을거라고..

 

 

 

그제서야 웃음...

그제서야 안심...

 

 

 

아..됐다..됐어..

그래..이대로 회복만 잘 되고, 퇴원하시면 함께 운동도 다니면서 더 건강하게 지내자..

 

 

마취에서 깨어나신 엄마 손을 그저 꼭 잡고..땀이 난 이마를 손으로 슥슥 문지르며

엄마와 난 그저 "괜찮대..괜찮아.."라는 말만 나눴어..

간혹 수술 통증으로 얼굴을 찡그리시면서도 그래도 이제서야 똑바로 누울수 있다고..

오늘밤은 잘 수 있겠다고....웃으시는 엄마.

 

 

교대하고 오랜만에 집에 와서도 엄마의 회복을 빌고 또 빌고있어..

 

 

심장이 타들어가는 듯한 아픔..

늘 곁에 계실줄만 알았던 엄마의 갑작스런 입원과 수술...

정말 4일이 어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어..

 

 

효도하고 싶어도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..

요즘 그래..바쁜 일만 끝나면..이 일만 잘되면..하는 심정으로 엄마한테 무심했었는지도 몰라.

아니..무심했었어.

더 늦기 전에 바로 지금부터 더 잘해드려야지..

엄마하고 더 많이 대화해야지..엄마한테 더 많이 신경써야지..

후회할 일 하지 말아야지...

 

 

난 아직 엄마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...

힘을 낼 자신이 없어..

 

엄마..이제 건강하세요..

 

 

 

 

 

스스로의 결심이나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 퇴색될까 두려워..

스스로에게 하는 말....글로 남겨.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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